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54) <유럽의 향기 도자기에 머물다>展 특집 ⑨ - 로젠탈 스튜디오 라인 박스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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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소장품은 독일의 로젠탈 회사가 제작한 도자기 박스이다. 설탕이나 기타 양념통의 용도로 추정되며 상부에 손잡이가 달린 뚜껑과 몸체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기하학적인 면 분할을 배치한 후 파랑, 빨강, 하늘, 보라, 노랑의 바탕색 위에 검은색 사선이나 점선 등으로 처리하였고 면의 테두리도 검은색으로 마무리하였다. 보통의 사각형 박스 형태에서 벗어난 현대적인 팝아트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개성적인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유럽 도자기의 발상지인 마이센 가마의 영향을 받아온 기존의 유럽 도자와는 달리 모던한 디자인을 추구해 온 독일의 로젠탈 회사의 역사는 길지 않다. 창업자인 필립 로젠탈 (Philip Rosenthal)은 미국의 도자기 수입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후 귀국하여, 1899년 바이에른(Bayern)주의 셀브(Selb)지역을 자기 생산의 거점지로 두었다. 이후 개성적인 디자인의 식기를 생산하자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고, 로젠탈의 뛰어난 경영수완에 힘입어 주변의 도자기 회사를 인수하면서 20년 남짓한 짧은 기간에 민간의 도자기 회사를 리드할 정도로 급성장하였다.
로젠탈 식기의 특징은 다각형의 컵을 비롯하여 독창적인 작품 형태가 많으며 실용성, 기능성, 예술성이 잘 융합된 모던한 작품을 다수 발표해 왔다. 1960년부터는 세계적으로 뛰어난 아티스트의 디자인을 엄선하여 독창성이 뛰어난 작품을 상품화하는 ‘스튜디오 라인(Studio Line)’ 시스템을 가동하였다. 여기에는 살바드로 달리(Salvador Dalí), 바우하우스의 창시자인 월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 등이 참가하기도 하였다. 본 소장품의 ‘플래쉬(Flash)’로 명칭 되는 패턴은 도로시 하프너(Dorothy Hafner)의 작품으로 1982년에 발표되었다. 이 패턴은 당 시기의 아이콘이 되기도 하였으며, 도자기와 장식미술 관련 서적에 널리 소개되며 생동감 있는 색깔과 추상적인 디자인은 현재까지도 그녀만의 독보적인 예술적 스타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