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을 만나다(44)<유럽의 향기 도자기에 머물다>展 특집 ② - 로얄코펜하겐 플로라 다니카 문양 접시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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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도자기 제작 회사인 로얄코펜하겐은 1775년 황태후 줄리안 마리(Julian Marie, 1729-1796)의 후원으로 설립된 덴마크 왕립 자기 공장에서 시작하였다. 덴마크 왕립 자기 공장은 약 100여년간 왕족에 의해 운영되어 오다가 1868년 민영화 되었고 그 명맥이 로얄코펜하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소장품의 문양은 특별히 ‘플로라 다니카’라고 불린다. 플로라 다니카는 덴마크에서 1761년에서 1993년까지 출판한 식물도감의 이름으로 여기에는 덴마크의 각종 식물에 대한 정보가 손으로 채색한 3,000여 개의 판화와 함께 담겨있다. 플로라 다니카 문양은 식물도감 플로라 다니카의 판화를 접시에 담은 것이며, 이름 또한 이 식물도감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이 소장품 중앙에 그려진 식물을 보면 꽃송이를 비롯하여 잎사귀와 뿌리까지 정교하게 묘사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식물도감의 도안을 그대로 그렸기 때문이다.
최초의 플로라 다니카 도자기는 덴마크의 왕 크리스티안 7세(Christian Ⅶ of Denmark, 1749-1808)가 러시아의 여제(女帝) 예카테리나 2세(Ekaterina II, 1729-1796)에게 보낼 선물용으로 만들어 졌다. 18세기 유럽에서 자기의 제작기술은 그 나라의 문화와 기술 수준을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타국의 황제에게 선물할 자기에 덴마크 고유의 식물문양을 그려 넣는 것은 국가의 위신을 내세우는 일이었던 것이다.
최초의 플로라 다니카 자기 제작 계획은 2,600개의 자기에 덴마크의 식물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이었으나, 1796년 예카테리나 2세가 세상을 떠나게 되어 제작은 중단되었다. 그러나 그 문양의 독창성과 아름다움으로 현재까지도 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