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53 호 AI와 경력 선호, 좁아진 신입 취업 문…청년층 전략적 준비 필요
하반기 공채 시즌을 맞아 주요 대기업들이 신입 채용공고를 내놓고 있다. HR테크기업 인크루트의 ‘2025년 하반기 채용 동향’에 따르면, 대기업 중 하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한 곳은 59.7%로, 지난해보다 24.8%포인트 상승했다. 표면상 채용시장은 활기를 띠는 듯 보인다. 그러나 실제 신입 취업의 문은 대단히 좁다. 기업은 경력직을 선호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단순 업무를 담당할 인력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진짜 신입’이 아니라 ‘중고 신입(경력이 있지만 신입 채용에 지원하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다.
▲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의 모습
(사진: 청년일보 https://www.youthdaily.co.kr/mobile/article.html?no=188037)
경력직 선호, 중고 신입 증가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상반기 채용시장 특징과 시사점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민간 플랫폼에 올라온 채용공고 중 경력직만을 대상으로 한 기업이 82%에 달했다. 신입만을 대상으로 한 채용은 2.6%, 신입과 경력을 함께 모집한 기업은 15.4%에 그쳤다. 대졸 청년 구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53.9%가 ‘경력 중심 채용이 취업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답했다.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찾는 기업과 직무 경험을 쌓고 싶은 청년 간 입장 차이가 진입 장벽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커리어 플랫폼 ‘링커리어’ 커뮤니티에는 “요즘 신입은 다 경력직이다”, “신입 연령층이 높아졌다고 해서 다 쌩신입이 아니고 실무 4년은 쌓아 왔다” 등의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진짜 신입’이 아닌 ‘중고 신입’을 뽑는 요즘의 채용 분위기 때문에 대학생들은 재학 중 인턴이나 대외 활동 등 실무 경험을 쌓는 데 목숨을 걸고 있다. 취업을 위한 실무를 쌓기 위해 대학생들은 빠르면 1학년, 늦어도 2학년 2학기부터는 여러 활동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공간환경학부 3학년 김○원 씨는 “3학년 2학기가 되어 취업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며, “지난 여름 방학부터 스타트업 회사의 인턴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소서에 한 줄을 더 쓰기 위해 내가 정말로 원하는 직무가 아니어도 다 지원하게 된다는 것이 슬픈 현실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줄이는 대신, 즉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선별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인력 선발과 교육 비용이 많이 드는 신규 채용 인력을 최소화하고 회사를 실속 있게 운영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대한상공회의소의 ‘대졸 청년 취업인식조사’에 따르면, 실제 청년 구직자의 53.2%가 ‘대학 재학 중 직무 경험을 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인턴이나 대외 활동도 ‘금턴’, ‘하늘의 별따기 대외 활동’이라고 불리는 시대에 대학 시절 직무 활동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어떻게 실무 경험을 쌓아야 할지 막막한 현실이다.
AI 확산, 신입 채용에 영향
여기에 AI가 확산되면서 단순 업무는 물론 기본적인 코딩을 담당할 신입 일자리마저 줄어들고 있다. 2020년대 들어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초·중급 개발자가 맡던 코딩, 자료 정리 등 단순 업무는 AI가 대체하고 있다. 진학사 캐치 조사에 따르면, 국내 IT업계 개발직군 채용공고 수는 2023년 995건에서 올해 564건으로 43% 줄었고, 전체 IT 직군에서 신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불과하다. 세계경제포럼(WEF)도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AI가 특정 직무를 자동화하면서, 고용주 41%가 인력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24’에서는 챗GPT 등 AI로 대체가능 한 일자리가 270만 개, 전체 일자리의 1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 AI 확산으로 인한 테크기업 구조조정 추이 그래프
(사진: 조선비즈 https://n.news.naver.com/article/366/0001093039?sid=105 )
실제로, 엔씨소프트 정규직 재직자는 2023년 4,816명에서 지난해 3,732명으로 준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3,086명으로 감소했으며, 특히 R&D와 IT·플랫폼 직군의 감원이 두드러졌다. 과거에는 초·중급 개발자 여러 명이 수작업으로 코드를 짜고 관리자가 검수했다면, 요즘은 AI를 다룰 줄 아는 관리자급 개발자 한 명이 여러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돌려 훨씬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코딩이나 컴퓨터 활용 프로그램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초등학교 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코딩 수업을 도입했다. 특히, 현재 대학생인 2000년대 초반생들은 학교에서 코딩에 대한 기초 교육을 처음 받기 시작한 세대이다. 그러나 이제는 코딩을 배웠더라도 취업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 전혀 아니다. 코딩 실력, 자료 검색, 문서화 부분에서 AI가 사람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코딩 배우라고 할 때는 언제고…”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컴퓨터과학과 3학년 김○빈 씨는 “코드를 만들 때 생성형 인공지능을 쓰는 일이 대부분”이라며, “요즘 같은 AI 시대에는 단순히 코딩을 잘하는 것보다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소프트웨어연구소가 전문가 26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앞으로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이 꼽혔으며, 이어 ‘다른 분야와의 소통 능력’, ‘협업 능력’, ‘AI 활용 능력’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이 신입을 채용할 때 단순 기술력보다 융합적 사고와 AI 활용 역량을 더 중시하는 이유다.
청년층, 전략적 준비 절실
전문가들은 급격히 변하는 채용 환경 속에서 청년들이 단순 스펙 쌓기보다는 직무와 연관된 실질적인 역량을 갖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7월에 열린 ‘지역 우수기업 탐방 및 인가담당자 토크콘서트’에서 삼보모터스 관계자는 “경력 같은 신입사원을 요구하는 요즘 분위기에는 대외 활동 등을 통해 얻은 경험이나 역량을 많이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대외 활동, 학점 연계형 현장실습이나 인턴 경험을 통해 직무 적합성을 미리 쌓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에서 운영하는 활동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면, 직무와 관련한 아르바이트 또는 교내 서포터즈, 교내 근로 활동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다. 이렇게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하기 위해서 대학 시절부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요즘은 AI를 포함한 디지털 활용 능력도 필수 역량으로 꼽힌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부터 직원들의 내부 AI 도구 사용량을 평가 기준으로 삼고, 향후 정식 인사 평가 지표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외 기업들은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AI 활용 능력을 과제나 테스트를 통해 직접 검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AI를 사용할 줄 아는 수준을 넘어,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대학 시절부터 AI를 ‘똑똑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공부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 서울캠퍼스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사진: 이윤진 기자)
이를 위해 대학 차원의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우리 학교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는 취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공로를 인정받아 3년 연속 운영 평가 최고 등급인 ‘우수’를 획득했다. 청년들이 좁아진 취업 문을 돌파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키우고 싶다면, 교내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는 것이 좋은 전략이다. ‘SM challenge e-포트폴리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AI와 예술컨텐츠 직무 특강’, ‘직무 전략 특강’, ‘산업트렌드 IT, AI 분야 특강’ 등을 신청할 수 있다. 희망 직무와 관련된 정보나 AI 역량 강화 방법 등 다양한 지원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홈페이지 방문 또는 전화 문의를 통해 자세하게 확인 가능하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적극적인 활용이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윤진 기자